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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mrose 2
제인 해리
연애 초, 예상치 못했던 많은 인파가 몰리자 해리는 나란히 걷던 제인의 손을 잡아 자신의 뒤로 세웠다. 아울러 터지는 플래시에 눈을 질끈 감는 제인을 보자, 해리는 재빨리 그녀의 얼굴을 제 커다란 손으로 감쌌다. 그리곤 둘의 앞에서 사정없이 플래시를 터트려대는 기자들을 헤치며 빠져나왔다.
“해리!”
그러나 해리가 상상했던 로맨틱함도 잠시, 무사히 차에 오르자 제인은 해리를 손을 뿌리치며 정확한 발음으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연유를 알 리 없는 해리는 놀라고 어이없는 얼굴로 제인을 쳐다봤고 차는 출발했다.
“앞이 안 보이잖아!”
그리고 이어진 제인의 말, 해리는 나름 제인을 보호하고 배려한단 생각으로 했던 행동인데 되레 혼만 났다.
“아... 진짜..”
그런데 제인의 그런 말에도 해리 얼굴에는 빙그레 미소 지어졌고 그건 그녀의 심기를 더욱 건드렸다.
“지금 이 상황에 웃음이 나와?”
“응.”
“뭐?”
“너무 좋아. 자기가 너무 좋아!”
따지고 보면 제인의 성격이 그리 좋은 편만은 아닌데 해리 눈엔 다 귀엽고 완벽해 보였다.
“해리!”
인터뷰어는 해리의 손을 놔주지 않으며 이름을 불렀고 해리는 웃으며 돌아봤다.
“왜! 왜 그렇게 빨리 결혼한 거예요?”
“왓? 그게 무슨 말이에요?”
“왜 본격적으로 즐기기도 전,”
“그야 좋아하니까요.”
“그 나이 많은 여자가 협박한 거 아니에요? 그래서,”
“아니에요. 그리고 그 여자가 아니라 제인이에요. 또 저흰 두 살 차이고요.”
“그럼,”
“아니에요. 그저 좋아하고 확신 가는 사람이 생기면 저뿐 아니라 누구든 빨리했을 거예요. 당신도요.”
“해리~ 연결됐어.”
호다닥! 투어 기간이라 제인과 강제 장거리 연애 중인데 하필 인터넷 문제로 화상 통화까지 안 되는 상황, 안 그래도 떨어져 있으니까 더 보고 싶은 제인 얼굴인데 화상으로도 볼 수 없다니 속 타 죽는 줄 알았던 해리였다. 그래서 화상 통화가 연결되고 노트북에서 제인의 목소리가 흘러나오자마자 저가 팬티 바람인 것도 잊은 채 달려와 앉았다.
“.......????? ...해리.... 지금 바지 안 입고 앉은 거야?”
제인은 이마부터 눈코입에 참을 인을 그리며 말했다.
“어!”
“지금 웃겨?”
“아니. 근데 자기 표정.. 왜 안 좋아?”
“당장 바지 입고 와, 해리. 오늘 부모님한테 결혼 얘기하기로 했잖아.”
“....맞다...!”
.
.
.
“입고 왔어, 히힣! 제인, 우리 이제 진짜 결혼해!”
“그럼, 하지. 거짓말일까. 근데 옆에 둘은 왜?”
“우리 구경한대!”
제인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해맑은 해리에 환장하기 일보 직전이었지만 좋게좋게 돌려 말하려 노력했다.
“그래, 리암이.. 제인이... 멤버들 있는 거 좋지. 증인도 돼주고. 근데 해리, 이거 우리한테 중요한 자리잖아. 이런 상황에 한국에선 뭐라고 하는 거라 알려줬지?”
“뭘 봐, 인마!”
“???????????? 아니, 아니야! 됐고 부모님 오시면 말씀이나 잘 드리기다?”
“당연하지!”
정말 자신 있긴 한 걸까, 쓸데없이 해맑기만 한 해리에 제인은 걱정되기도 하지만 믿었다. 자신에게 믿음을 준 남자니까.
“왔~냐?!”
??????????!!!?????!???!??? 그런데 해리는... 아주 또박또박 한국말로 말했다. 왔냐....
그래놓고 히힛 웃음 띤 얼굴로 칭찬을 기대하는 해리를, 저 애기 같은 순수함에 대고 뭐라 말할 수 있을까. 제인은 깊이 생각했다. 노력은 가상하다만 누가 한국말로 인사하랬냐고..... 부모님 두 분 다 영국에서 사셨는데! 그걸 알면서도.. 굳이 왜...
숨겨진 사정은 이랬다. 요즘 해리는 제인이 쓰는 한국말에 부쩍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제인이 제이크와 대화할 때 한국말로 무슨 얘기를 하는지가 궁금했다. 해리에겐 둘이 하는 대화가 무척 재밌어 보였다. 마주 보며 소릴 지르기도 하고 손가락질도 서슴지 않으며 가운뎃손가락을 날리기도 하는 게. 그러나 해리가 물어도 제인은 쓰잘때기 없이 유치한 내용이라 전달해주지 않았고 그에 해리는 직접 온라인으로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단기간 속성으로 배우더니 존댓말과 반말 구분도 못 하면서.. 자신감만 가득해서는... 그리 말한 것이다.
“뭐.. 왜 이렇게 쉬워? 엄마... 엄마, 나 엄마 딸이야!”
제인은 어이가 없어 이마를 짚었지만 제인의 부모님은 그런 해리가 사랑스럽다며 결혼 얘기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1분만에 허락하셨고 방을 나갔다. 어느 정도의 망설임과 반대를 예상했던 제인은 당황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닫힌 문을 향해 항의해보지만 부모님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자기, 우리 결혼해!”
“그래, 결혼해.”
식장에 도착한 꼬마신랑 해리
내가 오늘 결혼한다!
“이 중에 유부남 한 분 계시죠?”
“거리낌이 없으시네요.”
“네, 뭐.”
“그나저나 해리는 제인 씨보다 그녀의 부모님에게 더 사랑받는 사위잖아요.”
“그렇죠. 장모님이나 장인어른은 절 굉장히 좋아하세요. 또 할머님과 할아버님도요. 와이프는 그냥 제가 방송에 나가서 얘기하는 걸 냅두지만 그렇게 반기진 않아요.”
“그쵸, 그럴만하죠. 너무 많이 하잖아요. 제인은 그런 걸 좋아할 성격은 아니거든요.”
“맞아요. 그래서 제 와이프는 절 그냥, 무슨 팔불출이라고 생각하죠. 그러나 장모님과 장인어른은 절 예뻐하세요. 제 애교도요.”
“나 손 흔들었는데 못 봤어?”
“언제를 말하는 거야?”
“어제.. 콘서트 때 말이야, 제인.”
“나도 안경 안 들고 왔다고 어제 분명 말한 걸로 기억하는데, 해리?”
“그래도! 자기 거가! 자기를 보고! 두 번이나! 손을 흔들었는데~!!! 그걸 못 봤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 황당한 투정에 제인은 고갤 저었다. 그리고 차분히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려 최대한 애썼다.
“그 먼 데서 다섯 명이 나란히 서 있는데 안경 없는 내가 어떻게 구분해, 해리?”
“자기는 내 옷 스타일이나 헤어스타이~일!!!!”
“무대에 오르기 전에도 만났었는데... 내 파트를 내가 부르는데.. 왜 구분을 못 해...? 사랑하지 않는 거야? 그리고 발뺌하지 마. 제인 보고 있는 거 다 봤으니까.”
“뭐?”
“그래.. 제인... 제인 잘생겼지. 예쁘기도 하고.. 그래도 자기는 나랑 만나는 중이잖아. 혹시 제인한테 반한 거야?”
제인은 어이없었지만 가장 먼저는 뜨끔했다. 안경을 벗으면 한 치 앞의 사물도 구분 못 할 나쁜 시력을 가진 그녀는 이게 무슨 불운인지 해리의 첫 런던 콘서트 날 안경을 두고 왔다. 가방에 렌즈가 있을 줄 알았으나 없었고 결국 콘서트 내내 해리를 찾아헤매다 멤버 모두가 나란히 서 있을 때 제인은 제인을 해리로 착각했다.
“그건 말이지.. 해리.”
그러니 해리의 서운함도 이해는 갔다.
“됐어. 이것만 답해줘. 나를 제일 사랑하지? 그치, 제인?”
“...”
“정말 너무해!”
산 모양이 된 눈썹으로 답하지 않는 제인을 보던 해리는 잔디에 땡깡 부리듯 드러누웠다.
“진짜! 자기 너무해! 진짜 미워!”
.
.
.
해리는 오전에 한 질문에 제인이 답하지 않을 걸 계속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다. 쪼잔하게. 그래서 오후 1시에 할머니를 뵈러 간다는 제인을 굳이 따라나섰다.
“할머님은 자기보다 날 더 좋아하셔.”
가는 내내 차 안에서 해리가 한 소리였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해리? 내가 손년데 왜 우리 할머니가 자길 더 좋아하겠어.”
“아냐, 셰인은 날 더 좋아해.”
.
.
.
“봤지? 날 제일 좋아하셔.”
그리고 해리의 말은 사실이었다.
셰인은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해리 얼굴에 그를 꼬옥 껴안았고 해리의 엉덩이를 꼬집었다. 셰인의 손주 사위를 향한 사랑 가득한 애정표현이었다. 그를 당하며 해리는 기고만장한 표정을 지었다. 제인을 보며.
맞다. 그녀의 가족은 무뚝뚝한 제인보다 애교 만점의 해리를 더 좋아했다. 그래서 해리는 제인의 가족으로부터 모든 사랑을 독차지했다.
“제인, 언젠가 당신도 제인보다 날 더 좋아하는 날이 올 거야. 기필코 그렇게 만들겠어.”
“꼬마신랑 해리 스타일스 씨, 아내분이 싫어하는 해리 씨의 단점 하나만 알려주세요.”
“많을 텐데.. 제인이 싫어하는 제 버릇? 습관이 하나 있어요.”
“뭔데요?”
“제가 어디 앉을 때나 어디를 갈 때 제인을 늘 옆에 끼고 앉아서 그녀의 손을 제 무릎 위에 얹고 깍지 껴 잡는 거요.”
“왜요? 사랑하면 다 그렇게 하고 싶지 않나요?”
“그렇죠. 그런데 제인은 싫대요. 알 수가 없죠.”
“해리ㅡ,”
“네.”
“해리에게 가장 상처가 됐던 말은 뭔가요?”
“훔.....”
“그거 아냐? 제인이 ‘해리야, 너 내 남자친구 아니야’ 라고 했던 거?”
인터뷰 질문에 해리가 잠시 생각에 잠기자 리암이 물었고 해리는 웃음이 터졌다. 그건 해리가 제인과 사귀기 전 대상처받았던 사건이었다.
“네. 더 들어보지 않아도 알겠네요. 그럼 떠올려보세요. 가장 신이 나거나 기뻤을 때는 언제였나요?”
“처음 면허를 땄을 때요.”
“면허 좋죠. 멋진 차를 타고 드라이브 나갈 수 있어 좋았나요?”
“그 점도 있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이것도 와이프랑 관련된 얘긴데 괜찮을까요?”
“물론, 저희야 좋죠.”
“음.... 그때가 아마... 저는 학생일 땐데 그녀는 대학에 다닐 때였을 거예요. 거리가 제법 있었죠. 그래서 그녀를 만나러 갈 땐 항상 열차를 타야 했어요. 저는 어렸고 돈도 면허도 없었으니까요. 저는 학교가 끝나면 매번 열차 시간에 늦을까 전속력을 다해 달렸고 늘 가까스로 차에 몸을 실었어요.”
“그냥 다음 열차를 타면 되잖아요.”
“음.. 그건... 그건 맞아요. 그래도 되지만..”
“전 그럴 수 없었어요.”
“왜요? 티켓값이 더 비쌌나요?”
“아뇨. 그건 아니고..”
“그렇게 되면 보는 시간이 짧아지잖아요. 일주일에 고작 세 번 볼 수 있었거든요. 금토일. 금요일에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날 데리러 갔어요, 매주.”
“아... 아.....”
“그런데 어느 날엔 제인이 항상 있던 자리에 없었어요. 그래서 돌아보니 어떤 한 차에 타있더라고요. 운전석엔 모르는 남자가 있었고요.”
“혹시 남자친구?”
“네.”
“그럼 사귀지도 않는데 매주 대학까지 찾아갔던 거예요?”
“네, 맞아요! 저희는 제가 졸업 후 맞은 첫 새해에 입맞추면서 만났으니까요.”
“내가 운전하면 안 돼?”
“그런데 그땐 그를 보자 조금 화가 났어요. 그래서 제가 운전하면 안 되냐고 물었죠.”
“하지만 해리는 면허가 없었잖아요.”
“네. 그녀도 그렇게 말했어요.”
“면허를 따면 그때 운전대를 맡길 테니 지금은 뒤에 타라고요. 그리고 다음 주에는 오지 않아도 된다 말했죠. 그 말에 가슴이 좀 아팠어요.”
“아.....”
“그래서 면허를 땄을 땐 세상을 날아갈 것처럼 기뻤죠. 학교를 땡땡이치고 가서 그보다 먼저 기다리고 있을 수 있었거든요.”
“그리고 그녀는 그 차가 아닌 제 차에 올랐죠.”
“정말 기뻤겠어요.”
“네, 그건 노트북이 재개봉할 때와 같은 기쁨이었어요!”
“해리 씨는 일상 스타일마저 굉장히 화려한 편이잖아요? 셔츠의 많은 단추를 풀어 노출도 하고요.”
멤버들을 거쳐 해리에게 질문이 왔다.
“그렇죠. 오늘도 그렇고요.”
“평상시 의상 선택은 해리 씨가 하나요, 아니면 다른 도와주시는 분이 계시나요?”
“주로 제가 해요. 공식적인 행사에선 스타일리스트나 디자이너분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평소는 전적으로 제가요.”
“그럼, 오늘처럼 셔츠 단추 잠그는 개수에 대해선 뭐라고 하나요?”
“넿? 누가요?”
황당한 질문에 해리는 웃으며 물었다.
“질문이 이상했나요? 미안해요. 아내분 말이에요.”
“아뇨. 제 헤어스타일 보면 아시잖아요. 전혀 터치하지 않아요.”
“그래도 의상 선택에 대해서 듣고 싶어요. 기분 나쁘게 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아시아인들, 특히 한국인은 심히 보수적인 편이라고 들었거든요. 그런데 조금도 그런 부분이 없나요?”
“제인이 고지식한 거 본 적 있어요?”
“노.”
“있어요?”
“아뇨.”
“없다잖아요. 없어요.”
“그래도요. 한국인이잖아요.”
“맞아요. 제인은 동양인이고 한국인이에요. 하지만 그녀가 한국인이라고 해서 다른 점은 없어요. 하나 특별한 건 와이프 말은 끝까지 들어야 된다는 거예요. 그녀는 동양인에, 말한 것과 같이 그것도 한국인이라 문장에서 동사가 가장 마지막에 나오거든요. 처음에는 칭찬처럼 들릴 수 있는 말이지만 아닐 때가 있어요. 그래서 그녀가 하는 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절대 끝까지 들어야 해요. 혹시 만나게 되면 주의하셔야 될 거예요.”
“알겠어요. 그럼 옷에 대해선요?”
“그건 그냥 웃어요. 저는 모든 일을 보고하는 편이 아니에요. 제인 역시 일일이 궁금해하지 않고요. 그래서 의상에 대해서도 얘기 나누지 않아요. 스케줄이 끝나고 집에 갈 땐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들어가니까 직접 평가받을 기회도 없죠. 와이프도 제 기사를 하나하나 찾아보는 성격이 아니에요. 그런데 친구들이 영상이나 사진을 보내주나 보더라고요.”
“화제가 됐던 날들의 패션을요?”
“네. 그런 의상 모음이 있다나 봐요. 그래서 제가 설거지하고 있으면 뒤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요. 쳐다보면 그녀가 절 보고 웃음 참는 얼굴을 하고 있죠. 한 손엔 핸드폰을 들고요. 그럼 아, 봤구나... 싶어서 어떠냐고 물어봐요. 그러면 ‘오늘은 우리 남편 명치가 참 예뻤네, 많이 시원했겠다’ 라거나 ‘우리 남편 셔츠는 잠그는 단추보다 풀리는 게 더 많았나 봐’ 라고 답해줘요. 그냥 웃기죠. 와이프는 제 패션에 대해 좋다 싫다 이분법적 사고로 평하지 않아요. 하지만 분명 그녀 마음에 드는 옷은 아닐 거예요. 그건 확신해요.”
“어떻게요?”
“저흰 둘 다 감정을 못 숨기는 게 단점이자 장점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그녀 마음에 드는 옷을 입으면 입이 귀에 걸려요. 그녀는 제가 청바지에 흰 티나 검은 티를 입는 등과 같이 가장 심플한 옷차림을 사랑해요. 알고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제 열정을 막진 않아요. 하고 싶은 스타일은 다 해보란 주의라서, 그게 제가 그녀를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진실되고 좋네요.”
셰인이 제인보다 해리를 더 좋아하는 이유는 해리가 어릴 때부터 알바하던 곳이 셰인 빵집이기 때문...
또 해리 설정이 연예인이다 보니 인터뷰식으로 진행될 거고
재미없겠지만...................
혹시 보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냥 저 망상이 어디까지 가나 보자 하고 봐주세요........
슈스 해리한테 열렬히 사랑받고 싶은 망상에 미친 자라서...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내용은 망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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