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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mrose 3
제인 해리
“셀럽이 아닌 일반인과 결혼하려는, 혹은 한 동료들에게 조언 하나 해준다면요?”
“음...”
“제 조언이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말하자면, 당신들은 누가 뭐래도 가장 잘 어울리는 커플일 거예요. 정말로요. 그러니 두 사람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말.. 이간질에 휘둘려 둘 관계가 흔들리는 일이 없길 바라요. 사람들이 둘에 대해 그런 말을 하게 두지 말아요.”
“그게 제가 해줄 수 있는 말의 전부예요.”
“아악! 자기야!!!”
솔로 투어 중 말없이 공연을 보러 온 제인을 발견한 해리ㅡ, 해리의 시력도 그리 좋은 편은 아녔지만 제인 찾는 데엔 예외였다.
“그렇담, 도대체 아내분의 매력은 뭐예요? 어떻게 해서 이 완벽하고 잘생긴 해리를 못 빠져나오게 하는 거죠?”
“그녀는 완벽해요. 제가 그녀에게 어떤 남편인지가 문제죠.”
“광범위하게 말고요.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완벽하단 거예요?”
“그건 비밀이에요. 그녀는 알면 안 돼요.”
“왜요?”
“음... 보통 그렇잖아요. 로맨스 영화를 보면...”
“물론 제가 본 영화들 중에 한해서지만 남녀 주인공 중 한쪽에서 상대를, 그러니까 너무 일방적으로 사랑하다 보면 그 상대가 견디지 못하고 떠나는 스토리잖아요.”
“그녀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제가 자신을 얼마만큼 사랑하고 그녀의 어떤 점에 빠져 좋아하고 아끼는지 알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건 저만의 보물찾기 같은 거라..”
“그녀에게서 그 부분이 보일 때 혼자 좋아하고 기뻐하고 싶어요.”
“이 게임에서 이기면 대답 안 해도 되죠? 목숨 걸고 할게요.”
.
.
.
하지만....
해리는 졌다.
.
.
.
“해리 씨는 지금의 아내분이 첫사랑이란 사실이 이미 공공연히, 그것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죠.”
“예엡, 그렇죠.”
“좋아요, 해리, 그렇다면 좀 더 깊이 들어가 볼게요. 해리 씨의 첫 경험 상대 또한 첫사랑과 같은지 궁금하네요.”
당황한 해리는 앞에 있던 컵 가득 찬 차를 원샷 한 뒤 테이블 아래 놓여있던 물병까지 집어 들어 마셨다.
“저 질문 잘했죠?”
제임스는 당황한 해리를 보곤 방청객들을 향해 말했고 박수갈채를 받았다.
“마셔요. 마셔요, 해리. 그리고 여기 차 한잔 더 세팅해줘요. 오늘 목이 많이 탈 예정이에요.”
“?????”
“그래서 답은요? 맞아요, 해리?”
“어업, 이건 비밀로 할게요. 하나 정돈 괜찮지 않나요?”
“그렇겐 안 돼요, 해리. 게임에서 졌잖아요.”
“그래요.”
“.....네. 그녀예요.”
해리는 진정 당황한 듯 몇 초 길게 눈을 감았다 뜨며 답했다.
“말도 안 돼요, 해리! 그런데 왜 바로 답하지 않았어요? 이건 분명 숨길 필요도 없는, 완전 로맨틱한 사실이잖아요!”
“하지만, 와이프는 몰라야 돼요. 이거 와이프는 몰라야 돼요..!....”
“왜요? 왜요, 해리?”
“그녀는 몰라요.”
“왜요? 제인이 해리의 첫사랑인 건 해리를 모르는 모든 사람도 다 안다고요!”
“하지만 와이프는 몰라요.”
“그러니까 대체 왜요?”
제임스는 더더욱 집요하게 물었고 해리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입을 열었다.
“물론 첫사랑인 건 알죠.....”
“근데 왜요? 진실을 말해줘요.”
“하지만.. 처음이란 건... 처음인 건 몰랐다고요..ㅠㅠㅠㅠㅠ.. 히이잉ㅇ...”
해리는 고개 숙여 양손에 얼굴을 묻은 채 말했고 제임스는 해리가 사랑스럽다는 듯 그의 등을 문지르며 물었다.
“오.. 해롤드... 무슨 일이에요?”
“그냥.. 그냥 말 안 할래요... 제임스.. 이 질문은 넘어가고 싶어요...”
올망올망한 눈의 해리가 제임스를 올려보며 말하자 제임스는 인자하게 미소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알겠어요. 질문의 답은 했으니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죠.”
“해리 씨는 보시다시피 어리고 잘생겼고 외형적 모든 면에서 뛰어나며 돈까지 많은 슈퍼스타죠. 이건 의심의 여지없이 진실이에요.”
“네, 감사해요.”
해리는 쑥스러운지 눈썹을 긁적이며 부끄럽게 답했다.
“그런데 해리 씨가 결혼한 상대는 평범하잖아요.”
“네?”
“물론 이건 상대적인 표현이겠지만 굉장히 평범하죠. 알려진 바에 의하면 집이 부유하지도 않고 또 외적인 면에서도 화려한 연예계 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평범하게 보일 수 있죠. 그래서 일부 대중의 표현에 따르면 아내분이 해리 씨를 너무 뭣 모를 때 채갔다는 말이 나와요. 그런 생각 안 해보셨나요?”
“.....네? 전혀요. 저희 부모님이 생각하시기엔 제가 도둑놈일걸요?”
“그래도 해리 씨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릴 때 결혼한 건 맞잖아요.”
“자꾸 그런 소리하실 거면 저 이만 가볼래요.”
그건 모든 이에게 친절을 다짐했던 해리의 마지막 경고 섞인 통보였다.
“기분 상했다면 미안해요. 하지만 이건 시청자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 중 하나라고요.”
“알겠어요. 하지만 아니요. 전 알 거 다 알 때 결혼했어요. 그래서 제가 왜 이 질문에 답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해리는 흥분한 듯 물 한잔을 들이켠 뒤 이어 말했다.
“또 남들은 미디어에 공개된 단면만 보니 충분히 그녀가 평범하다 느낄 수 있죠. 알아요. 하지만 제겐 세상에 한 명뿐인 정말 소중하고 특별한 사람이란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존중해주길 바라고요.”
“이유를 자세히 듣고 싶은데요.”
“저도 그녀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의 이유를 듣고 싶어요. 하지만 물을 수 없으니 제 이유를 말할게요.”
“틀림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건 축복과도 같은 행운일 거예요. 매일 아침에 눈을 뜨며 그들에게 감사하죠. 그래서 좋은 일들이 가득하지만 한편으론 끝없이 구설수에 오른다는 단점도 있어요. 물론 저는 괜찮죠. 직업적인 부분이니 상관없어요. 하지만 그중엔 와이프에게까지 상처 주는 기사가 있다는 게 문제예요. 질문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고요.”
“미안해요.”
“그러나 그녀는 단 한 번도 제 탓을 한 적 없어요. 그러지 않아도 될 사람인데 저로 인해 일상이 노출되고 사생활이 찍혀 SNS에 올려지고 수많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며 안 좋은 일을 당하기도 하죠. 그래도 제 탓을 하지 않아요. 또 상대적이지만 저 역시 직업적으로 안정적이지 않고 생활 또한 규칙적이지 않아요. 일이 바빠 약속에 바람 맞히는 일이 허다해, 어떻게 보면 그녀에게 전 최악의 조건을 가진 사람일 수도 있죠. 하지만 그녀는 이렇게 흠 많고 부족한 저를 사랑해주고 지금까지 저를 향한 마음을 변치 않고 살아주잖아요. 그래서 저는 제 와이프로 헌신적인 그녀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에요.”
“그렇겠네요. 마음 상했다면 다시 한 번 더 정말 미안해요.”
“해리! 정말 팬이에요! 너무 좋아서 그런데... 포옹 한 번 해줄 수 있어요?”
“당연하죠! 제인이 질투하지만 않는다면요!”
해리는 개구지게 입술을 씰룩여 말했고 제인은 그의 팔을 잡아 제게로 당긴 뒤 말했다.
“팬분 계실 땐 장난치지 마.”
“꼬-옥 안기, 두 번 더 가능하대요.”
팬과 포옹한 해리는 귀에 속삭였다.
“해리 씨는 아내분이 첫사랑이잖아요.”
“네. 그렇죠.”
“그렇다면 아내분은 해리 씨에게 언제 마음이 열렸다고 하던가요? 해리 씨가 정식으로 사귀자 고백했을 때인 졸업식 이후부턴가요?”
“아뇨. 자세히 말해주지 않았지만 아마 그전부터였을 거예요. 제가 결혼을 결심했던 날이요.”
“그럼, 해리 씨가 결혼 전 이 사람이다라는 확신이 들었을 때는 언제였는데요?”
“그건 정확히 답할 수 있는 질문이에요. 제가 확실히 기억하고 있거든요.”
“잘 됐네요.”
“과거로 많이 거슬러 올라야 하는데.. 음, 어릴 때 저는 줄곧 잘나가던 학생이 아니었어요. 낯가림이 심해 친구들도 별로 사귀지 못했고 괴롭힘을 많이 당했죠. 그리고 동아리를 들 때엔 제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연극부에 들었어요. 와이프가 권했거든요.”
“그녀는 그때 제 2년 선배로 선생님을 돕는 보조 작가 개념의 일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별다른 오디션 없이 소위 말하는 빽으로 연극부에 붙었어요. 그리고 꽤나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죠.”
“낯가림이 심했다고 하셨는데 무대공포증은 없었나요?”
“그런 건 상관없었어요. 언제나 연습 중에 제인이 곁에서 지켜보고 있으니 든든했죠. 떨리지 않았어요.”
“그런데 문제는 공연 당일이었어요. 제이크가 크게 다친 거예요.”
“해리 씨에게는 형님, 제인 씨의 오빠죠.”
“네. 공연을 세 시간 남기고 연락이 왔고 그녀는 가봐야 했어요. 그리고 가기 전 긴장한 절 달래주고 떠났죠.”
“끝인가요?”
“네.”
“이해가 안 되네요. 그걸로 어떻게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단 거죠?”
“병원에 갔다가 다시 돌아왔거든요. 사실 전 그녀가 떠나고 나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요. 불안함이 극에 달했고 손은 말할 것도 없고 잠깐의 리허설 중에도 목소리가 떨려 공연을 중단할 위기까지 갔죠. 그런데 와이프가 왔어요. 그녀는 공연 전에 제 뒷자리에 앉아 긴장해 떨고 있는 제 얼굴을 감쌌어요. 밖에 나갔다 와 아주 찬 손인데도 제인의 손이 제 두 뺨을 감싸자 따뜻함이 느껴졌고, 그제야 안심이 되더라고요.”
“이 손 절대 놓치면 안 돼.”
“그래서 제 손을 그 위에 얹고 말했더니 제인이 웃으며 고갤 끄덕였어요.”
“반박하려는 건 아니지만 아내분은 그 후로도 다른 몇 분의 남자친구를 만들었다던데, 괜찮았어요?”
“그거야 당연하죠. 다들 운명의 짝을 찾으려고 여러 사람을 만나보잖아요. 그녀도 그런 거뿐이죠. 평생 함께 할 짝을 찾는데 제 고백만 기다릴 순 없는 거니까요. 그렇지만 마지막 선택은 저였고 그거면 되죠.”
“이번에 아이와 함께 있는 사진을 봤어요. 뒤 화면에 뜨네요. 저거요.”
“네. Kiwi 뮤직비디오 촬영 때예요.”
“아이들과 잘 놀아주고 좋아하는 편인가 봐요?”
“좋아하죠. 사랑스럽잖아요.”
“그렇다면 조금 민감한 질문일 수 있지만 아이를 낳고 싶나요?”
“.....”
“직설적이네요. 당연하죠. 하지만 이 부분은 전적으로 와이프에게 달렸어요.”
“아내분 생각은 어떤데요?”
“그녀도 긍정적일 거예요. 아마도요?”
“자녀 계획에 대해 얘기 나눈 적이 있었나요?”
“당연하죠. 결혼 전부터 얘기했어요. 그리고 와이프는 어릴 때부터 아이를 좋아했어요.”
“어떻게 그리 자신하나요?”
“저를 좋아했으니까요.”
언제든 곤란한 질문엔 이리저리 능청스럽게 잘도 빠져나가는 해린데..
제인 관련 질문에만 날카로워지고 예민해져서 평정심을 잃고 제 감정이 다 드러났으면 좋겠다악!!!!! 그냥 아내 자랑하느라 해리 목에 피났으면 좋겠다아아가가각!!!....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내용은 망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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